게임이론의 응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게임이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이론입니다.
성의 대결(battle of sexes)
철수와 영희가 데이트를 하려고 하는데 철수는 야구장에 가기를 고집하고, 영희는 영화감상을 주장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또한 각자의 선택에 따른 보수(단위: 효용)는 다음 보수행렬과 같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영희 | |||
야구 | 영화 | ||
철수 | 야구 | (7,5) | (3,3) |
영화 | (1,1) | (5,7) |
내쉬균형을 보았을 때, 영희와 철수 모두 상대방이 야구를 선택하면 자신도 야구를 선택하고 상대방이 영화를 선택하면 자신도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내쉬균형은 (야구, 야구), (영화, 영화)의 2개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도달하는 균형을 보았을 때, 각 경기자들 사이에 협상능력의 차이가 있다면 협상능력이 우월한 경기자에게 유리한 균형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의 대결 게임에서 철수의 주도권이 더 크다면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할 가능성이 높고, 영희의 주도권이 더 크다면 영화감상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공약이란 자신이 어떤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를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영희가 철수에게 너와의 데이트를 포기하더라도 영화감상을 하겠다는 자신의 최종주장을 밝히는 것이 공약에 해당됩니다. 영희가 영화감상을 하겠다고 공약을 하고, 철수가 그 공약을 신뢰한다면 철수는 영화감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약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그 공약을 믿을 수밖에 없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즉, 공약이 신빙성을 가져야 합니다.)
카르텔의 불안정성
동일한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 A와 B는 높은 가격을 설정할 수도 있고, 낮은 가격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두 기업이 각각의 전략을 사용할 때의 이윤(단위: 억원)이 아래의 보수행렬과 같이 주어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업 B | |||
고가 | 저가 | ||
기업A | 고가 | (50,50) | (0,75) |
저가 | (75,0) | (25,25) |
두 기업이 경쟁하는 경우, 각 기업은 모두 상대방의 전략에 관계없이 낮은 가격을 설정할 때의 이윤이 더 크므로 두 기업의 우월전략은 모두 저가일 것입니다. 서로 비협조적으로 행동하는 경우 두 기업은 모두 자신의 우월전략인 저가를 선택할 것이므로 (저가, 저가) 전략이 우월전략균형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월전략균형에서는 두 기업이 모두 25억 원씩의 이윤을 획득하게 됩니다. 반면, 만약 기업 A와 B가 카르텔을 결성하여 높은 가격을 설정한다면 두 기업의 이윤은 모두 2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카르텔협정에 따라 두 기업이 모두 높은 가격을 설정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기업이 카르텔협정을 위반하여 가격을 낮추면 위반기업의 이윤이 75억 원으로 증가하므로 카르텔협정을 위반할 유인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카르텔을 위반하면 또 다시 이윤이 증가하므로 각 기업은 협정을 위반할 유인을 갖게 되어 카르텔은 항상 불안정성을 지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카르텔의 내재적인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카르텔이 상당기간 계속 유지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카르텔의 유지를 가능케 하는 내부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시장선점전략
창고형 할인점인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조그만 소도시에 신규점포 개설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한 기업만 진입(점포를 개설)하면 진입한 기업은 20억 원의 초과이윤을 얻게 되나 두 기업이 모두 진입하면 과당경쟁으로 인하여 모두 10억 원씩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아래 보수행렬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단위: 억원)
이마트 | |||
진입 | 포기 | ||
홈플러스 | 진입 | (-10,-10) | (20,0) |
포기 | (0,20) | (0,0) |
두 기업 모두 상대방이 진입하면 포기하고, 상대방이 포기하면 진입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따라서 이 게임에는 (진입, 포기), (포기, 진입)의 2개의 내쉬균형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2개의 내쉬균형 중 실제로 어떤 균형이 실현될 것인가는 어떤 기업이 먼저 진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홈플러스가 먼저 진입하면 이마트가 포기할 것이고, 이마트가 먼저 진입하면 홈플러스가 포기할 것이므로 먼저 진입하는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상대방보다 먼저 전략을 선택함에 따라 얻게 되는 이득을 앞선자의 이득(first-mover's advantages)이라고 합니다. 앞선자의 이득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미리 자신이 진입할 것임을 공약하거나 점포개설을 위한 부지를 먼저 매입하고 이를 발표하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이 소규모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 최대의 할인체인점인 월마트(Wal-Mart)를 들 수 있습니다.
겁쟁이 게임
두 명의 청년 A, B가 직선거리의 양쪽 끝에서 차를 몰고 전속력으로 돌진합니다. 충동을 피하기 위해 먼저 핸들을 돌리는 사람은 겁쟁이로 낙인 찍히는 반면 계속 돌진한 사람은 영웅으로 대접 받습니다. 둘 다 돌진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두 사람은 모두 중상을 입게 되는데 이와 같은 치킨게임의 상황을 아래의 보수행렬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B | |||
돌진 | 회피 | ||
A | 돌진 | (-10,-10) | (5,-5) |
회피 | (-5,5) | (0,0) |
이 게임에서는 상대방이 돌진하면 회피하고, 상대방이 회피하면 돌진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따라서 이 게임에는 (돌진, 회피), (회피, 돌진)의 2개의 내쉬균형이 존재합니다. 현실에서 치킨게임의 사례로는 과거 반도체산업에서 기업들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이 무너질 때까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치킨게임의 결과 적자가 누적된 대만과 일본의 기업들이 감산을 선언했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대폭 상승한 바 있습니다. 과거 LCD산업에서도 반도체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LCD 가격이 대폭 하락한 것도 치킨게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전경쟁과 불완전경쟁 요소시장의 비교 (0) | 2023.09.25 |
---|---|
경제학, 개념과 탐구대상 그리고 근본적인 경제문제 (0) | 2023.09.23 |
게임이론 (0) | 2023.07.14 |
경제학의 역사와 그 연구방법에 대하여 (0) | 2023.07.11 |
경제학의 학파 (0) | 2023.07.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