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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새케인즈학파의 불균형경기변동이론 및 총수요 외부성에 대하여

by 엘리엍 2023. 10. 7.

지난글에서의 새고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에 이어 이번에는 새케인즈학파의 경기변동이론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새고전학파와 달리 새케인즈학파는 경기변동을 자연산출량 수준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으로 보았습니다. 새케인즈학파에 의하면 재화가격과 임금의 경직성은 경제주체들의 최적화의 결과이며, 가격변수가 경직적인 경우 총수요 충격이 발생하면 산출량의 변화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경기변동이 경제주체들의 최적화 결과라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최적이 아닐 수 있으며,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개입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경기변동이 발생하면 사회적인 후생손실이 초래되기 때문입니다. 새케인즈학파는 경기변동을 균형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들의 경기변동이론을 불균형경기변동이론이라고 합니다.

 

 
불균형경기변동이론

지난 글에서와 같이 실물적 균형경기변동이론(RBC)에서는 경기변동 요인으로 생산성충격 등과 같은 실물적인 충격을 강조하는데 비해, 새케인즈학파는 총수요측면에서의 충격이 경기변동을 가져오는 주요요인이라고 봅니다. 즉, 총수요측면의 충격이 발생하면 IS곡선 혹은 LM곡선이 이동하고 그에 따라 산출량이 변동하여 경기변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IS충격으로는 정부지출의 변화, 한계생산물 변화에 따른 투자의 변화, 소비자들의 장래에 대한 기대변화에 따른 저축의 변화 등이 있고, LM충격으로는 화폐수요의 변화, 통화공급의 변화 등이 있습니다. 통화량 감소와 같은 총수요를 감소시키는 외부충격으로 인해 각 기업들이 생산하는 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가격조정에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독점적 경쟁기업들은 수요변화에 맞추어 가격을 조정할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가격을 낮춘다면 물가수준이 하락할 것이고, 실질통화량이 증가하여 다시 총수요가 회복되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메뉴비용(menu cost)으로 인해 기업들이 가격을 조정하지 않아 가격이 경직적으로 유지된다면 기업들의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합니다. 그렇게 되면 경제전체의 생산량과 고용량도 감소할 것이므로 경기침체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즉, 통화량의 감소 → 총수요 감소 → 개별기업의 재화수요 감소 → 메뉴비용으로 인한 가격의 경직성으로 인해 판매량 대폭 감소 → 생산량 및 고용량 대폭 감소 →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가격이 경직적이 될 정도로 메뉴비용은 크지 않으므로 메뉴비용으로 인해 경기불황이 발생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새케인즈학파는 개별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작은 메뉴비용이 총수요 외부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경제 전체로는 커다란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총수요 외부성(aggregate demand externality)

어떤 기업이 가격을 인하하면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약간 하락하므로 총수요가 증가하게 되는데, 총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에 대한 수요도 증가합니다. 이와 같이 개별기업의 가격조정이 총수요의 변화를 통해 다른 기업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총수요 외부성이라고 합니다. 총수요 외부성이 있는 경우 어떤 기업이 가격을 조정할 때 메뉴비용은 자신이 전부 부담하나 그 편익은 다수에게 나누어지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편익은 매우 작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격변경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매우 크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사적 편익이 매우 작다면 개별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메뉴비용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총수요 외부성으로 인하여 가격이 경직적이면 결과적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커다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통화량 감소로 인해 총수요가 감소하는 경우 모든 기업이 비례적으로 가격을 인하한다면 실질통화량이 원래 수준으로 유지되므로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가격조정이 시차를 두고 이루어질 경우 기업들의 가격조정이 매우 느리게 이루어집니다. 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는 경우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므로 경기침체를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화량이 감소하여 총수요가 감소하는 경우 완전고용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임금도 비례적으로 하락하여야 하나 임금조정도 시차를 두고 이루어지는 경우 임금이 비신축적으로 조정됩니다. 임금이 비신축적으로 조정되면 경기침체와 더불어 실업이 증가하게 됩니다. 총수요를 감소시키는 충격이 발생하여 각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모든 기업이 가격을 인하하면 물가하락으로 실질통화량이 증가하고 다시 경기가 되살아나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은 가격을 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기업만 가격을 인하하면 불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을 낮춘 기업만 손해를 볼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 내에 A, B 두 기업만 존재한다고 할 때 두 개의 내쉬균형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를 복수균형(multiple equilibria)이라고 합니다. 이와 달리 기업들 간에 협조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훨씬 열등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을 조정실패(coordination failure)라고 합니다. 특히, 시장에 전략적 보완성이 존재하는 경우 기업들의 행동이 상호의존적이 되므로 복수균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전략적 보완성 (strategic complementarities)이란 어떤 경제주체의 선택이 다른 경제주체의 선택에 영향을 받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면 마이크로칩 수요가 증가하고, 고사양의 마이크로칩이 개발되면 스마트폰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전략적 보완성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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