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이 0인 경우에는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이 동일하나 인플레이션율이 0보다 크면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이 괴리를 보이게 됩니다. 명목이자율은 화폐단위로 측정된 원금과 이자의 비율을 말하고, 실질이자율은 실물단위로 측정된 원금과 이자의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개인 A가 B에게 1만원을 빌려 주고 1년 뒤에 원금과 이자 1,000원을 돌려받았다면 명목이자율이 10%이지만 1년 동안 물가가 5% 상승하였다면 실질이자율은 명목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5%가 됩니다. 실질이자율과 명목이자율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피셔효과(Fisher effect)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대부와 차입을 할 경우 장래의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하여 명목이자율을 정하게 되는데 명목이자율은 자금의 대부(혹은 차입)시점에서 정해지나 인플레이션율은 사전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사전적으로 예상한 예상인플레이션율과 사후적으로 실현된 실제인플레이션율이 있다고 할 때, 예상인플레이션율과 실제인플레이션율이 동일하면 두 개의 실질이자율이 동일하지만 예상인플레이션율과 실제인플레이션율이 다르면 두 실질이자율은 괴리를 보이게 됩니다. 사전적으로는 인플레이션율을 알 수 없으므로 명목이자율은 기대인플레이션에 따라 조정됩니다. 실제인플레이션율이 예상인플레이션율보다 높으면 사후적 실질이자율이 사전적 실질이자율보다 낮으므로 채권자는 불리해지고 채무자는 유리해집니다.
인플레이션의 사회적 비용
인플레이션이 사회적으로 볼 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재화와 서비스의 상대가격 변화로 인해 자원배분이 왜곡되고,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용이 발생하거나 비효율이 초래되기 때문입니다. 예상된 인플레이션과 예상되지 못한 인플레이션 중에서 특히 예상되지 못한 인플레이션은 사회적으로 볼 때 더욱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예상된 인플레이션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완벽히 예상되면 노동자들은 물가상승률에 맞추어 임금인상을 요구하므로 실질임금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채권자들도 실질이자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더 높은 명목이자를 요구하므로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도 부의 재분배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예상된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더라도 조세를 감안하는 경우 여전히 채권자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피셔효과에 의해 명목이자율이 상승하므로 화폐보유의 기회비용이 상승합니다. 사람들이 화폐보유를 줄이게 되면 자주 금융기관을 방문해야 하므로 거래비용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구두창비용(shoe-leather cost)이라고 합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들도 물가상승에 맞추어 자신이 생산하는 재화가격을 조정해야 하는데, 가격조정과 관련된 비용을 메뉴비용(menu cost)이라고 합니다. 메뉴비용이 커서 가격조정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재화의 상대가격이 변하고 이에 따라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 초래됩니다. 물가수준과 명목소득이 동일한 비율로 변하면 실질소득이 변하지 않습니다. 누진세제하에서는 명목소득이 증가하면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조세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람들의 실물자산 선호가 증가하면 금융저축이 감소하므로 투자재원조달에 제약이 발생합니다. 투자재원 조달이 제약되면 장기에는 경제성장이 제약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 나중에 상환해야 할 원금의 가치가 하락하므로 채권자는 불리해지고, 채무자는 유리해집니다. 경제전체로 보면 가계는 채권자이고, 기업과 정부는 채무자이므로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가계는 불리해지고, 기업과 정부는 유리해집니다. 예상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고정된 연금, 고정된 소득을 받는 고정소득자는 불리해집니다. 국민연금지급액이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되어 있다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연금생활자들의 후생수준은 오히려 증가합니다.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므로 사람들의 후생수준이 감소하며 장기계약, 장기대출, 장기적인 투자 등이 감소하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단기 고용량 증가로 경제전체의 생산량도 증가하나 장기적으로는 고용량이 원래 수준과 같아지므로 생산량도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디플레이션
일반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하며,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유형(생산성 향상)과 경기침체를 수반(총수요 감소)하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생산성 향상의 경우, 생산비용의 하락으로 경제전반의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 실질소득이 증가하므로 생활수준이 향상됩니다. 총수요 감소의 경우, 유휴설비, 통화량의 감소와 더불어 경제전반의 물가 하락을 일으키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가가 하락하면 부채의 실질가치가 증가하므로 가계와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연결됩니다. 또한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실물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도 부실채권이 증가하여 동반부실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물가하락으로 부채의 실질가치가 증가하는 현상을 부채디플레이션(Debt deflation)이라고 합니다. 종합하자면 디플레이션의 일반적인 영향은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위축, 실질임금 상승에 따른 고용의 위축,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그리고 각각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립스곡선, 기대부가 필립스곡선과 자연실업률에 대하여 (0) | 2023.10.03 |
---|---|
실업의 개념과 그 유형에 대하여 (0) | 2023.10.02 |
물가와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일까? (0) | 2023.10.02 |
거시경제학의 개념, 학파 그리고 주요 연구대상을 알아보자 (0) | 2023.10.02 |
도덕적 해이 및 각 시장에서 도덕적 해이의 사례 (0) | 2023.10.02 |
댓글